An die musik
한국 재즈 아티스트 이원수
adagietto
2006. 1. 10. 18:33
01 - 소양강 처녀 02 - Mon foulard rose (장밋빛 스카프) 03 - 촛불 04 - 그때 그사람 05 - De Vez en Cuando (무시로) 06 - 니취 알리마 (중국의 추억) 07 - 옴마니 팟메흠 (티벳의 추억) 08 - 한오백년 2 09 - 네팔의 추억(레샴 피리리 + 심시메 빠니마) 10 - 나의 아리랑 |
이원수.
4번째(나) 되는 앨범. 저 너머
"이 웬수야 왜 앨범을 냈어 ~ㅋㅋ "
벅스에서 이 앨범 평가에 써 있는 말이다. 이원수를 아는 누군가가 남긴 리플로 보이는데, 이 장난스런 한마디의 말이 우리나라 기악 음악의 실상을 의미하는 것 같아 씁쓸하기 그지없다.
보컬과 댄스위주의 우리나라 음악계에서 기악음악은 주류에서 발 디딜 곳이 없다. 클래식 시장에서는 그래도 그 수가 좀 있기는 하지만 재즈나 기타 다른 부분에서는 음반 한번 낼 엄두도 나지 않을것이다.
솔직히 말해서 인기있는 가수 음반도 안팔리는 판에 이런 음반을 누가 구입할 것인가. 라디오나 티비에서 들어보기도 힘든 판에 음반으로 만들어 내놓을 생각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팔리지 않을 음악이라고해서, 티비나 라디오에서 한번 틀어주지도 않을 음악이라고 해서 그 음악의 가치가 없다고 볼 순 없다. 상업적 상품성이 음악의 전부가 아닐 것인데, 상업성 가치로 그 음반의 가치를 매길 수는 없다.
처음 이 앨범에서 들었던 곡은 "소양강 처녀" 다.
누가 이 곡을 재즈로 편곡하리라 예상하기나 했던가. 그리고 예상보다 훨씬 좋은 연주가 나오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트랙리스트에 적힌 곡들을 보면 연주자의 장난끼로 보일 법한 트랙들이 있다. 창작곡 세개를 빼면 한국 전통 뽕짝(?)이 무려 네 트랙이나 된다.
물론 연주를 들어보면 장난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우리나라 재즈 아티스트 들이 그 수가 적은 것도 아닌데 여태까지 외국 레퍼토리의 재 반복만 할 줄 알았지 이런 제대로 된 뽕짝을 연주한 적이 있었던가. (사실 이전 포스트에서 썼던 박종훈씨도 all the things you are, I'll wait for you, moon river 같은 곡을 연주했다. 그다지 새롭지도 않은 지리한 표현으로 말이다)
트랙 리스트에 보이는 '촛불' 은 예상하는 그 촛불이 맞다.정태춘씨의 첫번째 앨범 '시인의 마을'에 수록된 그 곡이다. 지금보다 훨씬 순수한 감정을 말하던 시절. 그 시절의 수많은 음악들, 그 시절의 수많은 곡들과 우리는 단절되어 있다.
이 앨범이 갖는 또 다른 미덕은 이원수씨가 앨범 하나에 자신의 체험을 쏟아부었다는 점이다. 여태껏 한번도 이성과의 사랑을 경험해 보지도 못했을 열댓살짜리 애들한테 사랑을 노래하라는 돈수만이 같은 기획자와 비교해 보면 이런 앨범의 가치는 비교가 될 수 없다.
속지에는 자신이 직접 찍은 여행사진과 친절한 음악소개를 담은 부클릿으로 감상자를 돕는 편의를 제공한다. 대충 숨기고, 감추고 잔뜩 여백으로 뭔가 있어보이고 세련되 보이려하는 디자인보다 훨씬 정감있고 정성스러워 보인다.
'살타첼로' 라고 국내 레이블에서 나온 독일 재즈그룹이 있다. 그들이 낸 초창기 앨범에서 옹헤야 나 강강수월래 같은 한국 민요를 재즈로 편곡해서 연주한 적이 있는데 내가 좀 식견이 짧아서 그런지는 몰라도 한국적 정서나 감수성은 별로 느껴지질 않는 그런 편곡을 넣어놓았다. 물론 그들이 한국인이 아니기에 충분히 이해할 만 하고 다른 곡들은 매우 훌륭했던 그룹인데, 정통 한국인이 연주한 재즈로서 한오백년이나 나의 아리랑 같은 트랙은 역시 한국 민요는 한국 사람이 제대로 할 줄 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좋은 연주를 들려준다.
저작권보호목록 에도 들지 못한 앨범이기에 속편하게 전곡을 다 링크를 걸고 싶지만 스트리밍 서버 용량이 꽉 차서 몇 곡만 올려놓았다. '촛불' 과 '나의 아리랑' 같은 곡은 필청 트랙이고 기타 트랙은 문화적 충격이 좀 덜한 곡으로 링크를 걸어 놓았다.
이원수씨가 5번째(나) 되는 앨범을 또 내놓기를 기원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