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 die musik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adagietto
2007. 9. 2. 23:16
청춘은 들고양이처럼 재빨리 지나가고 그 그림자는 오래도록 영혼에 그늘을 드리운다. 김광석은 젊어서 죽고 2003년을 기점으로 나는 김광석이 살아보지 못한 나이를 살게 됐다. 정약용의 시 중에 다음과 같은 게 있다."청춘의 문장들"/김연수
어느새 가을 멀리 가버렸으나
숲나무엔 가을 뜻 아직 남았네
적막한 바위 틈엔 물기 마르고
맑은 시내 어귀에 뗏목 깔렸다
나무꾼은 상수리 밤톨 줍고
스님은 우물에서 무를 씻네
석양빛 아직 아니 사라졌는데
등나무엔 초승달 벌써 올라와
어느새 청춘은 멀리 가버렸으나 내 마음엔 여전히 그 뜻 남아 있는 듯, 지금도 나는 김광석의 노래를 들으면 몸이 아파온다. 석양빛 아직 아니 사라졌는데 등나무에 벌써 올라선 초승달처럼 그렇게 가버린 사람들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청춘은 그런 것이었다. 뜻하지 않게 찾아왔다가는 그 빛도 아직 사라지지 않았는데, 느닷없이 떠나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