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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e

adagietto 2008. 8. 18. 02:38
월e가 이브(발음은 이브ㅏ)를 꼬셔서(?) 집으로 데려갔을 때, 이브의 관심을 끌기 위해 자기가 가진 것들 중 가치있는 것을 이브에게 내 보이며 환심을 사는 장면이 나온다. 굳이 이 장면이 인상 깊은 이유가 있다. 픽사의 전작 중 몬스터 주식회사의 끝부분에 몬스터인 설리반이 여자아이를 집에 데려다 주는 장면과 매우 유사하다. 귀엽고 어린 여자어린이는 우여곡절 끝에 자기 방에 도착 하자마자 여기 저기 흩어져있는 자신 소유의 인형과 장난감들을 설리반에게 무차별 공세를 한다. 이를 두고 누군가는 이렇게 말했다. 아이들은 모두 다 저런 행동을 한다. 상대의 환심유도와 자신의 사랑을 표현하는 수단이라고.

그런데 유치하다거나 어린아이의 행동이라고만 볼 수 없는 것이 가만히 보면 아이나 어른이나 마찬가지다. 인형과 장난감에서 집이나 자동차나 몸에 걸친 옷가지 혹은 장신구 등의 대상물만 바뀌게 된다. 더불어 아이에서 어른이 되면 그러한 것들을 얼마나 나에게 주느냐 또는 줄 수 있느냐에 따라 얼마나 사랑하느냐와 사랑할 만한 사람이냐를 판단하게 되는 판단기준이 하나 늘게 된다(물론 아닌 사람도 있다).

월e와 이브는 그래도 약간 다른점이 있다. 월e는 이브를 집에 데려와서 각종 고물 뿐만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과 할 수 있는 - 그리고 하고 싶은 - 자신의 꿈을 화면으로 보여 준다. 그리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이브는 월e의 스페어 눈깔 세트나 백열등 따위1가 아닌 월e의 헌신적 모습과 순수한 마음만으로도 월e를 받아들인다.

1 월e가 가진 가장 가치 있는 것에 대해 폄하 하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