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 die musik
부천필, 말러 교향곡 전곡연주의 대장정의 시작
adagietto
2005. 7. 1. 00:47
2005년 6월 30일
부천필의 말러 대장정 중 그 첫번째, 말러 교향곡 1번의 연주가 부천 시민회관에서 있었다.
습기 가득한 장마철의 날씨에 짜증도 나고 새로운 길을 찾아 가야 한다는 부담감으로 가득했다.
어쨌든 표는 사 놓았고, 입으면 말러 보인다는 말러 티셔츠도 3장이나 구매해 놓았기 때문에, 출발은 하였다. 뭐 음악 자체에 관심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오늘을 위하여 하루에 한번씩 꼬박꼬박 들어놨다.
인천에 사는 친구녀석을 데려다 준다는 핑계로 길안내를 시켜놨으나, 둘 다 어리버리하여 분기점을 잘못 나왔지만 이내 곧바로 자세 잡고 목적지에 도착하여 느긋하게 기다리려 했으나.....ㅜ.ㅜ
야외인지 만두 찜통인지 구분 못할 정도로 찌고 습한 날씨에 이내 차안으로 쏙 처박혀 에어컨을 틀며 기다렸다.
저녁으로 콩국수 한그릇 먹고는 티셔츠를 받아들고 자리를 잡고 공연을 관람하였다. 어제 밤을 샌 관계로 졸음도 오고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오보 협주곡은 잘 알지도 못하거니와, 뜨뜻한 오보의 음색에 졸음이 이내 마구 쏟아졌음에도 옆자리에 아가씨가 앉은 관계로 체면상 한번 살짝 부르르 떨었던 것 이외에는 끝날때 까지 잘 참았다.
한번 쉬고, 드디어 말러 교향곡
오늘의 지휘는 임헌정 부천필 음악감독이 아니라 독일에서 온 클라우스 아르프 라는 사람의 지휘였다.
오늘 연주를 위해 열심히 들었던, claudio abbado 와 B.P.O 그리고 Riccardo chailly 의 지휘와 로열 콘서트헤보우 오케스트라 연주로 들어놨는데 그 연주에는 말러가 원래 작곡하였던 문학적 표제를 달아놓은 1,2부의 연주(1부에 1,2,3 악장, 2부에 4,5악장)형태에서 1부의 2악장 '꽃' 을 말러 자신이 빼버린 버전을 연주한 음반이었으나, 이번 공연에서는 삭제된 '꽃' 을 함께 삽입하여 연주하였다.
이 글을 주의 깊게 읽는 분들은 이미 잘 아시다시피 말러 교향곡 1번은 컨트라스트가 매우 강한 곡이다. 눈물이 날 정도로 아름다운, 그러면서 은은하여 고요한 현악기의 보잉도 있으면서, 팀파니가 두대나 동원되어 홀의 공기를 크게 흔들어버리는 강력한 에너지도 함께 있는 그런 곡이다. 부천필의 주특기라 해도 과언이 아닌 금관의 연주는 어디 내놔도 손색 없는 연주였고, 여성으로 이루어진 현악기들의 연주는 (전체를 5악장으로 봤을때) 4악장에서 가슴을 벅차오르게 하기에 충분했다. 사실 오디오로만 듣기에는 이 악장은 너무나 아쉬운 악장이다. 콘트라베이스에서 바순으로, 바순에서 첼로로, 첼로에서 바이올린으로 연결되는 도입부는 내가 아주 좋아하는 부분이다.
사실 현악기 주자들이 조금만 더 과감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있다.
5악장 '상처입은 마음의 울부짖음' - 참 잘 지은 제목이다.
사실 내가 말러의 음악을 베토벤의 교향곡보다 쉽게 공감하리라고는 예상치 못했다. 이따금 말러에 대해 '19세기의 라디오헤드' 라고 생각하던 예전 느낌대로 말러의 교향곡에 젖어들고 있다. 뭐 베토벤보다 말러의 교향곡이 그 형식과 구성에서 좀 더 자유롭고 머릿속에 쉽게 들어오는 장점이 있기에 이런 경험이 가능하겠지만 말이다.
3년만에 부천필을 다시 보면서 참 많은 생각을 한 날이다.
부천필이 말러 교향곡 5번을 연주했던 2002년 월드컵 이탈리아전을 하던 날 축구 경기는 이겼지만 나에게는 쓰라린 기억이 있던 날이다. 그래서 더욱 부천필에 관심이 가는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이것도 상처입은 마음의 울부짖음이다.
부천필의 말러 대장정 중 그 첫번째, 말러 교향곡 1번의 연주가 부천 시민회관에서 있었다.
습기 가득한 장마철의 날씨에 짜증도 나고 새로운 길을 찾아 가야 한다는 부담감으로 가득했다.
어쨌든 표는 사 놓았고, 입으면 말러 보인다는 말러 티셔츠도 3장이나 구매해 놓았기 때문에, 출발은 하였다. 뭐 음악 자체에 관심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오늘을 위하여 하루에 한번씩 꼬박꼬박 들어놨다.
인천에 사는 친구녀석을 데려다 준다는 핑계로 길안내를 시켜놨으나, 둘 다 어리버리하여 분기점을 잘못 나왔지만 이내 곧바로 자세 잡고 목적지에 도착하여 느긋하게 기다리려 했으나.....ㅜ.ㅜ
야외인지 만두 찜통인지 구분 못할 정도로 찌고 습한 날씨에 이내 차안으로 쏙 처박혀 에어컨을 틀며 기다렸다.
저녁으로 콩국수 한그릇 먹고는 티셔츠를 받아들고 자리를 잡고 공연을 관람하였다. 어제 밤을 샌 관계로 졸음도 오고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오보 협주곡은 잘 알지도 못하거니와, 뜨뜻한 오보의 음색에 졸음이 이내 마구 쏟아졌음에도 옆자리에 아가씨가 앉은 관계로 체면상 한번 살짝 부르르 떨었던 것 이외에는 끝날때 까지 잘 참았다.
한번 쉬고, 드디어 말러 교향곡
오늘의 지휘는 임헌정 부천필 음악감독이 아니라 독일에서 온 클라우스 아르프 라는 사람의 지휘였다.
오늘 연주를 위해 열심히 들었던, claudio abbado 와 B.P.O 그리고 Riccardo chailly 의 지휘와 로열 콘서트헤보우 오케스트라 연주로 들어놨는데 그 연주에는 말러가 원래 작곡하였던 문학적 표제를 달아놓은 1,2부의 연주(1부에 1,2,3 악장, 2부에 4,5악장)형태에서 1부의 2악장 '꽃' 을 말러 자신이 빼버린 버전을 연주한 음반이었으나, 이번 공연에서는 삭제된 '꽃' 을 함께 삽입하여 연주하였다.
이 글을 주의 깊게 읽는 분들은 이미 잘 아시다시피 말러 교향곡 1번은 컨트라스트가 매우 강한 곡이다. 눈물이 날 정도로 아름다운, 그러면서 은은하여 고요한 현악기의 보잉도 있으면서, 팀파니가 두대나 동원되어 홀의 공기를 크게 흔들어버리는 강력한 에너지도 함께 있는 그런 곡이다. 부천필의 주특기라 해도 과언이 아닌 금관의 연주는 어디 내놔도 손색 없는 연주였고, 여성으로 이루어진 현악기들의 연주는 (전체를 5악장으로 봤을때) 4악장에서 가슴을 벅차오르게 하기에 충분했다. 사실 오디오로만 듣기에는 이 악장은 너무나 아쉬운 악장이다. 콘트라베이스에서 바순으로, 바순에서 첼로로, 첼로에서 바이올린으로 연결되는 도입부는 내가 아주 좋아하는 부분이다.
사실 현악기 주자들이 조금만 더 과감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있다.
5악장 '상처입은 마음의 울부짖음' - 참 잘 지은 제목이다.
사실 내가 말러의 음악을 베토벤의 교향곡보다 쉽게 공감하리라고는 예상치 못했다. 이따금 말러에 대해 '19세기의 라디오헤드' 라고 생각하던 예전 느낌대로 말러의 교향곡에 젖어들고 있다. 뭐 베토벤보다 말러의 교향곡이 그 형식과 구성에서 좀 더 자유롭고 머릿속에 쉽게 들어오는 장점이 있기에 이런 경험이 가능하겠지만 말이다.
3년만에 부천필을 다시 보면서 참 많은 생각을 한 날이다.
부천필이 말러 교향곡 5번을 연주했던 2002년 월드컵 이탈리아전을 하던 날 축구 경기는 이겼지만 나에게는 쓰라린 기억이 있던 날이다. 그래서 더욱 부천필에 관심이 가는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이것도 상처입은 마음의 울부짖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