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민과 양상문.

2006. 3. 30. 09:34 from daily log

MBCESPN 의 국내 프로야구 중계는 무언가 특별한 면이 있다. MBCESPN 이외에도 KBS SKY SPORTS, SBS SPORTS 의 야구 중계는 나름대로 맛이 있는데 공중파에서 느끼지 못하는 친근감이 무척 높다.

MBCESPN 에서는 작년 시즌 초 '조성민'을 해설자로 내세웠다.
한마디로 대박이었다. 허구연과 하일성이 하지 못하는 해설을 '조성민'이 하고 있었다.
조성민이 왜 대학 아마추어 야구 최고의 투수인가, 일본 명문구단 요미우리 자이언츠로 입단할 수 있었는가에 대한 대답은 조성민의 해설을 듣고 나서 알 수 있었다.
조성민의 해설은 철저히 선수중심이다. 하일성의 훈계식 해설, 허구연의 바둑기왕전 해설과는 완전히 달랐다. 선수출신으로서 방송에서 주눅들지 않고 달변은 아니지만 어눌하지는 않은 나름대로 조리있는 말투로 대단히 신선한 해설을 했었다. 사실 야구중계는 야구팬이면 각 상황마다 대충 해설자가 무슨 말 하겠거니 예상하고 또 예상대로 흘러가게 마련이다.  조성민의 해설은 야구팬의 머릿속에 박힌 고정된 레퍼토리를 쓸모 없게 해주었다.  언젠가 신문에서 선동렬 감독이 조성민의 해설을 들으며 자기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뛰어난 분석과 해설을 해서 놀랐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이제는 한화에 입단해서 선수생활을 하면서 기대를 갖게 하는 이유는 그가 해설에서 보여준 야구실력을 믿기 때문이다.
양상문, 얼마전 일요일날 티비를 보다 양상문이 이상한 유니폼을 입고 허름한 덕아웃에 있었다. MBCESPN 이 중계하고 또 참가하는 사회인 야구에 MBCESPN 감독이 양상문이었다. 상대팀은 연예인 야구팀. 알고 보니 양상문이 MBCESPN 의 새로운 해설자가 되었다.
감독에서 해설자로, 이런 상황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양상문의 자리에 있는 사람이 강병철이란 점에서 이 상황은 참 언짢다. 나는 롯데팬은 아니지만 강병철은 잘 알고 있다.
내가 응원하는 한화의 전 감독. 김명덕과 더불어 선수혹사의 대표감독.
공교롭게도 김명덕의 후임감독이 강병철이고 강병철의 후임이 유승안이다. 두명은 선수혹사감독 한명은 선수폭행감독이다. 올해 유원상이 과연 공을 몇개나 던지는지 두고볼 일이다.
암튼간에 강병철의 롯데 자이언츠가 어떤 성적을 거둘 것인가. 미안하지만 나는 그리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양상문이 다시 롯데로 가지는 않겠지만 MBCESPN 에서 해설 하다 보면 어디선가 불러주는 팀이 또 있겠지.

Posted by adagiett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