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een
Made in heaven
내가 2년 가까이 블로깅을 하면서 '감히' 언급하지 못하는 두 그룹이 있다. 하나는 Beatles 고 또 하나는 바로 Queen 이다. 그런데 이제 이 둘중 하나를 쓰는 이유는 그들의 음악을 이제 좀 편안하게 바라볼 수 있는 세월이 지났기 때문이다.
이 곡은 내가 고등학교 때 나온 Made in Heaven 이란 앨범에 수록되었다. 나와 같이 Queen 을 좋아했던 친구가 독서실에서 새 앨범이 나온다는 기사가 실린 신문을 들고 나에게 뛰어오면서 벌겋게 상기된 얼굴로 소식을 전했었던 기억이 난다. 난 친구 손에 들린 신문은 보지 못하고 "야, 무슨! 보컬도 없는데 새 앨범이 어떻게 나오냐?" 라고 말했었던 것 같다.
그 이후에 앨범이 나온 날 우리 둘은 시디와 테잎을 각각 사 들고 뿌듯해 했었고, 난 내가 제일 좋아하는 트랙이었던 A Winter's tale 의 가사를 출력해 연습장(실은 종합장)에 붙이고 다녔다.
사실 이 Too much love will kill you 는 당시에는 제목때문에 다소 언짢게 느꼈던 트랙이었다. 너무 지나친 사랑이 왜 나를 죽이냐? 라는 단순하게 받아들였던 텍스트의 정보만으로 판단하기에는 당시 내가 알고 있던 미화된 '사랑'의 이미지, 본능만 있는 고등남학생의 정서만으로는 이해할 수 없었고, 혹시 내 짧은 영어실력에 내가 해석을 잘못한게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복잡한 머릿속이 되었었다. 심지어 프레디 머큐리에게 '당신이 물건을 잘못놀려 죽어놓고 웬 엉뚱한소리냐' 등의 비난도 하곤 했다(프레디 머큐리는 게이다. 91년에 에이즈로 죽었다).
Let me live 의 쉬운 멜로디, I was born to love you 의 프레디 머큐리의 샤우팅과 로저 테일러의 기가막힌 드럼연주등 전성기 퀸의 모습의 상상, 그리고 a winter's tale 의 멋진가사 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했던 앨범이었다.
그 뒤로 잊고 있던 이 곡이 유명해진 것은 한참 후 자동차광고에서 사용된 이후이다. 좋은 곡을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는 것에 대해 별 반감은 없지만, 당시 사귀었던 여인이 나에게 그 광고음악의 제목을 물었을때 차마 입에서 잘 떨어지지 않는, 연인에게 말하기 껄끄러운 이 곡의 제목때문에 그 광고가 나올때마다 또 언짢았다.
어쨌든 지금은 이곡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더욱 퀸을 알게 되고 좋아하게 되어 흐뭇하기도 하고, 본인에게는 이제 이 제목의 의미를 절실하게 깨닫게 된 지금에서야 제목에 공감하며, 추억을 떠올려 준 퀸에게 고맙다. 그리고 나에게 치사한 방법으로 비난을 받았던 프레디 머큐리에게 사과한다.